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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이야기

MLB 스탯캐스트는 계속 진화 中



A: 강정호 경기 보면 맥커친 참 수비 잘한단 말이야~
B: 맥커친 중견수 수비 못 해. 작년에 UZR, DRS가 -20 정도나 돼.
A: 뭐라고? 내가 볼 때는 정말 빠르고 수비 범위가 넓던데?
B: 아냐 수비 범위 중견수 평균 이하야. 작년만 해도 UZR 레인지 점수로 평균보다 18.3점이나 낮았다고.
A: 참내~ 수비스탯은 못 믿겠어. 김현수도 최악의 수비로 평가하더구만. 에러 안 하고 실수 없이 잡을 타구 다잡는데도 말이야.
B: 네 눈보다는 객관적으로 측정되고 수치화 된 게 정확하지 않겠니?



 스탯캐스트의 새로운 지표 포구율(Catch Probability)은 이런 논쟁을 사라지게 할 수도 있는 지표입니다. (수비율은 따로 있고 적당한 번역이 없어 포구율이라 하였습니다)


 포구율은 모든 외야 타구를 평가합니다. 타구의 채공 시간(hang time)과 야수의 수비 위치가 고려되어, 야수가 타구를 처리하기 위한 거리와 시간을 통해 타구의 난이도가 매겨집니다. 수치는 퍼센테이지로 나타나며, 당연히 잡힌 적이 없는 타구는 0%이고 누구나 잡은 타구는 100%입니다. 2년간 스탯캐스트로 쌓인 타구 데이터를 기준으로 합니다.




 다만 재밌는 점은 수비 위치에서 고려되는 시점이 타구가 발사되는 시점이 아니라 투구가 릴리즈 되는 시점입니다. 전자로 하면 케빈 키어마이어(Kevin Kiermaier) 같이 퍼스트 스텝 시간이 음수로 측정되고 타구 처리 거리가 짧아지는 선수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키어마이어는 포수의 사인과 움직임을 보고 예측하여 미리 움직이기 때문에, 포구율을 계산할 때는 이것을 하나의 스킬로 여겨 반영합니다.




0 to 25 percent --- 5성급 *****
26 to 50 percent -- 4성급 ****
51 to 75 percent -- 3성급 ***
76 to 90 percent -- 2성급 **
91 to 95 percent -- 1성급 *


 난도 구분은 1성급부터 5성급 플레이까지입니다. 참고로 5성급 플레이를 가장 많이 한 선수는 엔더 인시아테(Ender Inciarte)아담 이튼(Adam Eaton) 입니다(10회씩). 빌리 해밀턴(Billy Hamilton)은 부상으로 9월을 결장하고도 9회나 기록했다고 하네요. 빌리 해밀턴은 5성급 플레이 성공률(38%)이 가장 높은 선수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키어마이어는 두 번째(30%)로 높습니다.


 물론 포구율은 외야 수비 범위만 보여주고 어깨가 얼마나 강한지는 전혀 보여주지 못합니다. 또한, 수비 방향은 전혀 고려 되지 않고, 수비 범위에 대한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수비 위치로 인한 기회 문제도 완벽히 제거되지 않았습니다. 일례로 FA로 카즈로 이적한 덱스터 파울러(Dexter Fowler)의 수비 지표 수치가 비약적으로 상승한 이유가 공개된 적이 있습니다. 매년 좋은 수비 툴을 가지고도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파울러의 수비점수가 2014년 -20점 정도에서 2016년 +1점으로 상승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컵스의 분석팀에서 조정해준 수비 위치 때문이었죠. 짧은 타구로 잃는 점수보다 깊은 타구로 잃는 점수가 훨씬 더 많았는데, 수비 위치를 더 깊게 함으로써 빠른 발을 활용하여 장타 허용을 좀 더 줄일 수 있게 된 것 입니다. 수비 위치 변경으로 인해 파울러는 2016시즌 타구가 떨어지는 위치와 수비 위치와의 거리 평균이 리그에서 두 번째로 짧은(56.61피트) 중견수가 되었습니다. (1위 Austin Jackson 56.21피트, 꼴찌 Eddie Rosario 69.38피트)

 여러 가지 맹점은 있지만, 포구율은 외야 수비 범위를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입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여러 선수의 수비범위와 실력 논란은 종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음 지표를 소개하기 전에 작년에 공개된 잘 맞은(barrel) 타구에 대한 지표를 먼저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500의 타율과 1.500의 장타율 이상이 보장되는 타구의 초속(exit velocity)과 발사 각도(launch angle)에 조합을 Barrel Zone이라 하고, Barrel Zone에 들어가는 타구를 Barreled Ball이라 하여 지표를 만든 것입니다. 단순히 말하면 아주 잘 맞은 타구에 대한 수치입니다. 작년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전체 타구 중 18.7%(75타석 이상 기준)를 배럴 타구를 날려 전체 2위를 기록하여, 몇몇 칼럼에 소개돼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안타율(Hit Probability)도 타구의 초속과 발사 각도를 기반으로 한 지표입니다. 포구율과 마찬가지로 퍼센테이지로 계산되며 쉬운 팝업 타구는 0%에 가깝고, 대다수의 홈런은 100%에 가깝습니다. 참고로 평균적인 배럴 타구의 안타율은 82%가 된다고 합니다.


 안타율은 야수의 수비력이나 수비 위치, 운 등이 수비나 구장 효과를 최대한 제거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빗맞은 행운의 안타나 기록되지 않는 수비 실수로 인한 안타는 낮은 안타율로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각각의 타구들의 대한 데이터를 한시즌치 쌓으면, 우리는 여러 가지 노이즈가 사라진 투수 지표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일례로 우리가 역대 최고의 수비진의 도움을 받았다고 여겨지는 작년 컵스 투수들의 성적을 살펴봅시다.


2016 실제 피OPS
.581 -- 카일 헨드릭스(Kyle Hendricks) 
.583 -- 제이크 아리에타(Jake Arrieta)
.602 -- 존 레스터(Jon Lester)

카일 헨드릭스의 피OPS가 가장 낮고, 아리에타와 거의 비슷합니다. 보통 많은 이들이 직전해 사이영 위너이고 구위가 훨씬 돋보이는 아리에타보다 헨드릭스가 수비의 도움을 더 받고 상대적으로 운이 더 좋았을 것이다라고 많이 생각할 것 입니다. 레스터도 마찬가지고요. 그럼 이 피OPS 노이즈가 사라진 기대 피 POS는 어떨까요?

2016 기대 피OPS
.595 -- 카일 헨드릭스
.630 -- 존 레스터
.656 -- 제이크 아리에타


 하지만 컵스의 세 투수 중 가장 이득을 많이 본 걸로 측정되는 투수는 아리에타였습니다. 헨드릭스는 오히려 이득을 적게 봤습니다. 안타율을 통해 누가 수비의 도움을 받았는지, 못 받았는지, 운이 나빴는지, 좋았는지 수치로 드러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누적되면 투수들의 공의 위력 또한 평가되고 기록의 거품이 어느 정도 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타자들 또한 마찬가지고요.


 스탯캐스트는 하일라이트로 만들어져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것 이상으로 각 구단들의 분석에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위와 같은 새로운 지표들의 탄생은 그 이상의 것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MLBAM에서 스탯캐스트를 발전 시키고 있는 세이버메트리션들은 스탯캐스트를 기반으로 한 뉴타입의 WAR(Statcast-based Wins Above Replacement)을 기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완전체로 여겨지고 있지만 한편으로 부족한 부분도 많고 논란도 많은 현재의 WAR 또한 진화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위 글은 MLB.com Mike Petriello의 Statcast introduces Hit Probability for 2017, Statcast introduces Catch Probability for 2017 에서 참고, 발췌 하였습니다.